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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모닥불에너지 대표 “구독모델 방식으로 미래 ‘청정열’ 시장 공략”

온실가스 감축 방식, 태양광·풍력에서 청정열 영역으로 확장

[모닥불에너지 김대환 부대표(좌)와 이창섭 대표(우)]

히트펌프 기반 청정열 공급을 서비스 모델로 실증, 가능성 확인

초기 비용 장벽 낮춘 구독형 모델로 보급 확대와 산업화 동시에

“태양광 보급이 확산되면서 기업 현장의 온실가스 감축 과제는 새로운 갈림길에 서 있다. 전력 부문을 넘어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열과 냉난방 영역에서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열에너지는 최종 에너지 소비의 절반에 가깝고, 히트펌프는 이를 제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부하다.”

이창섭 모닥불에너지 대표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히트펌프는 보일러의 대체재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지만, 현장에서는 산업·상업 부문의 공정열과 냉난방을 동시에 탈탄소화할 수 있는 핵심 수단으로서 잠재력이 크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모닥불에너지는 2025년 설립된 국내 첫 히트펌프 전문 스타트업으로, 출범 직후부터 에너지 업계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단독주택에 25kW급 공기열 히트펌프를 설치해 청정열 공급을 실증하며, 민간 주도의 ‘청정열에너지 공급사업자’ 모델을 국내 최초로 구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어 초기 설치비 부담을 없앤 히트펌프 구독서비스를 선보이며, 단순 설비 판매를 넘어 청정열을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앞서 태양광 솔루션 기업에서 함께 근무했던 이창섭 대표와 김대환 부대표는 태양광 시장이 전환기를 맞으며 설치·운영·금융으로 확산되는 승수효과를 현장에서 직접 체감했다. 히트펌프 시장 역시 같은 경로의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창업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초기 태양광 시장 역시 기존 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많았지만, 7~8년 만에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넘어왔다”며 “그 다음 에너지 전환의 축을 고민하다가 해외에서는 이미 활성화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소외됐던 히트펌프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RE100 압박을 받고 있는 중소·중견기업들은 전력뿐 아니라 난방과 공정열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기존 보일러나 전기 히터 등 저효율 설비를 고효율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시장 흐름에 더해 히트펌프 대중화 정책도 속속 등장하며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앞서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제시한 청정열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와 히트펌프 보급 확대 정책이 그것이다.

이에 모닥불에너지는 에너지 효율 개선 여지가 큰 공장과 상업시설을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실질적인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영역부터 초기 시장을 굳히고 점차 영역을 넓혀 아파트 등 공동주택 시장을 중장기 과제로 접근한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히트펌프는 산업용 온수와 공정열, 상업용 건물의 냉난방까지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이 넓다”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설비 가동 시간이 길어 연간 이용률이 높다 보니 효율 개선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향후 시장 경쟁력은 운영 효율에서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최신 IoT 기능까지 갖춘 제품이 다수지만 설치 이후 어떻게 써야 효율이 극대화되는지에 대한 안내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김대환 부대표는 “앞서 히트펌프 보급이 대중화된 해외에서는 알고리즘 기반으로 365일 24시간 가장 효율적인 운전 패턴을 찾아낸다”며 “경부하 시간에 미리 열을 저장하고, 피크 시간에는 가동을 줄이는 방식만으로 비용 절감의 최적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난방을 하면서도 전기요금과 계약전력을 낮출 수 있는 여지가 분명히 존재한다. 이 공백이 바로 모닥불에너지가 풀고자 하는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데이터를 축적하고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과제로 이어진다. 전기는 계량과 데이터 분석이 궤도에 올랐지만, 현행 시장에서 열에너지는 단위도 제각각이고 열량계 보급도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열에너지 데이터 축적이 숙제로 남은 가운데, 모닥불에너지는 파일럿 현장을 통해 전력 사용량과 열량, 온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자체 데이터를 쌓고 있다.

초기 시장인 만큼 피할 수 없는 기술력과 시공 난이도, 경제성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대환 부대표는 “히트펌프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이미 검증된 냉난방 기술의 확장이다. 에어컨과 동일한 원리에, 열을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난방은 물론 온수까지 동시에 만들어내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미 국내에 에어컨·보일러 제조사들이 기술적으로 히트펌프를 구현해 수출 실적을 쌓고 있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설치 방식도 ‘대공사’와는 거리가 멀다. 기존 냉난방이나 온수 설비가 있는 건물이라면 수배관과 냉매 배관을 그대로 활용해 수일 내로 시공이 가능하다. 완전히 새 인프라를 까는 개념과 다르다는 것.

이어 경제성에 대해 이창섭 대표는 “히트펌프의 수명이 10~15년 수준인 만큼 현재로서는 설치 보조금이 중요한 유인으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태양광 역시 초기에는 보조금 의존도가 높았지만 시장이 성숙하면서 투자비 회수 기간이 빠르게 단축된 것처럼 히트펌프도 같은 경로를 밟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경제성을 확보할 핵심 수단으로 모닥불에너지가 제시한 것이 히트펌프 구독 모델이다. 태양광과 마찬가지로 분산된 설치 현장과 기관 자본을 연결하며 초기 부담과 효율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금융은 개별 현장의 특성을 알기 어렵고, 현장은 금융 접근성이 낮은데 이 간극을 사업 모델로 연결하고 있다”며 “단순 설비 판매가 아닌 ‘열 서비스’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고심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정책 환경 변화에 대한 기대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향후 시장 인식 변화에 따라 보조금의 성격이 단순 설치 지원에서 끝나지 않고 생산 인증 중심으로 전환되면 장기 운영과 트레이딩 기회도 열릴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전국의 히트펌프 등 냉난방 부하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어 수요자원과 전력시장까지 연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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